넷플릭스 코미디 영화 추천 :: 당신을 돌보러 왔어요 툴리

툴리

(Tully, 2018)

마를로(샤를리즈 테론)는 셋째를 막 출산했다. 아직 챙겨줘야 할 게 많은 첫째와 장애가 있는 둘째까지 마를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지쳐가는지 돌볼 새도 없이 정신없는 하루가 반복된다. 마를로를 안타깝게 여긴 오빠는 야간보모를 권한다. 어느 저녁 늦은 시간,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찾아온 툴리(맥킨지 데이비스). 툴리의 도움으로 마를로는 점점 생기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영화 추천 툴리만의 세 가지 매력

01. 영화를 위해 20kg 가량 찌운 샤를리즈 테론의 열정

201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툴리가 공개되자 영어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샤를리즈 테론의 피로와 분노가 뒤섞인 연기를 두려움 없는(fearless) 퍼포먼스라고 평했다. 샤를리즈 테론은 갓 출산한 엄마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실제 22kg를 찌웠다.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머리카락과 앞섶을 풀어헤친 샤를리즈 테론은 <아토믹 블론드>에서의 스파이 로레인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의 여전사 퓨리오사만큼이나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넋을 놓고 육아를 하는 샤를리즈 테론의 모습은 지독한 육아의 현실을 보여준다. 샤를리즈 테론은 <툴리>를 통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살을 찌우느라 당을 과다하게 섭취한 샤를리즈 테론은 우울감을 심하게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 열정을 칭찬하는 한 인터뷰에서 "모든 엄마들이 출산과 육아를 통해 살이 찌고 우울감을 느끼며 다시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02. 한국 영화 <82년생 김지영>과 <툴리>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82년생 김지영>과 <툴리>는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이 모성애 혹은 책임감 이외의 단어로도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툴리>에서는 새벽에 아기가 깨고 마를로가 일어나 모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보여준다. 모니터 밖의 관객조차 피곤해질 정도로 육아의 고단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두 영화의 감독은 남편들을 모두 가정적이고 보통 이상으로 자상하고 성실한 캐릭터로 설정했다. 하지만 육아를 하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정신적 고단함을 남편조차도 알 수 없다. 감독은 육체적 피로와 심리적 부담이 엄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후반부의 반전을 통해 서늘하게 드러낸다. 

03. 육아 경험이 없는 관객조차 빨려드는 따뜻한 매력

"당신을 돌보러 왔어요." 어느 날 밤, 어린 아이들이 아닌 마를로를 돌보러 왔다는 툴리는 당차고 패셔너블하며 에너지가 넘치는 20대다. 마를로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건강하고 밝은 아가씨다. 툴리는 어리지만 아이도 능숙하게 다룰 줄 알고 툴리와 공감어린 대화를 이어간다. 툴리를 만나고부터 에너지를 되찾는 마를로. 화면 속 따뜻한 색감과 음악은 육아를 경험하지 않은 관객도 위로받는 듯한 포근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툴리 제작 비하인드

툴리의 감독 제이슨 라이트맨은 10대 소녀의 임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주노>의 감독이다. <툴리>는 <주노>를 포함하여 디아블로 코디 작가와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이 함께한 세 번째 영화다.

샤를리즈 테론이 <툴리> 대본을 받은 건 둘째 아이가 다섯살쯤 되었을 때다. 아이가 그제서야 말을 하고 혼자 밥을 먹을 줄 알게 되었는데 대본을 읽으며 "맞아. 나도 딱 이 시기를 지나왔지"라며 공감했다고 한다. 그때가 마침내 본인이 '인간'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때였다고 한다.

두 아이를 입양한 샤를리즈 테론은 주변에서 산후우울증을 겪는 친구들을 보며 출산 후 육아를 하며 힘들어하는 엄마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툴리역의 맥킨지 데이비스는 캐나다 출신 배우다. <툴리> 이후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 3-4에 출연했으며 <블레이드 러너 2049><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